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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퍼센트, 렌딧, 테라펀딩 연체를 겪은 나의 P2P 투자 후기

로키군 2019. 4. 8. 01:06

작년 초 이름난 대기업 중 한 곳에 입사하게 되고 나름 월급도 차곡차곡 모으게 되면서 종잣돈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면서 소액으로 들어갔던 게 바로 8퍼센트, 렌딧 등으로 대표되는 P2P 투자였다. 그 당시에만 해도 비교적 초창기라 대부분 잘된 케이스(사실 생각해 보면 죄다 후기 이벤트에 응모하려고 사람들이 좋게 올린 것들이었다)만 눈에 띄었고 정말 업체가 말하는 대로 분산투자만 잘하면 수익을 얻을 것만 같았다. 많지는 않지만 약 2달 동안 모았던 작은 종잣돈인 약 3~400만원 정도의 금액을 8퍼센트, 렌딧, 테라펀딩 세 곳에 각각 나누어 투자를 시도했다.

 

그런데 투자한 지 2개월도 안 돼 대출해 준 한 사람이 연체를 하더니 그 후 한 달도 안 지나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 쉽게 말해 부도를 냈다는 말이다.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그래도 개인 신용채권의 경우 5,000원씩 잘게 쪼개어 투자했기 때문에 하나 쯤이야 괜찮지하고 넘겼다. 그런데 이후 4개월 동안 세 곳에서 발생한 연체만 도합 20건이 넘었다. 물론 연체로 넘어간 건은 거의 대부분 다시는 정상 상환되지 않았다. 그 때부터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전액 출금하기 시작했다. 그 때 멈춘 건 정말 다행이긴 했지만 약 1년이 지난 지금의 결과는 참담했다.

 

 

위는 8퍼센트의 개인신용대출 채권에 149만원 투자했던 케이스. 지금은 거의 대부분 모든 채권들이 만기가 되었지만 돌려받은 건 약 140만원이다. 물론 부도 처리된 채권들이 매각되어 일부 회수되면 4~5만원 정도 회수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업체는 매각 절차도 어찌나 느린지 부도 처리된 지 반 년 가까이가 되서야 매각 대금이 들어왔다. 지금 찍혀 있는 수익률이 아직 0.97%나 되서 그래나 본전은 건진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 있을 수 있는데 이건 아직 연체로 남아 있는 채권들이 수익률을 안 깎아먹어서 그렇다. 부도 채권 회수율 감안하면 무조건 손실 확정이다. 

 

 

이것은 렌딧에 투자했던 건으로 약 120만원 정도 투자했다. 렌딧은 대부분 만기가 3년인 것이 많아 아직도 2/3가 남아 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벌써 부도 14건에 장기연체가 12건으로 거의 지금까지 받은 이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손실로 깎아먹었다. 답이 안 보이는데 아직도 2년이나 더 들고 있어야 한다니 눈 앞이 캄캄하다. 그나마 지금 렌딧은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여 개인 간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EXIT가 가능하긴 해져서 답 없는 상황에 질린 몇몇 사람들은 아예 싼값에 털어버리고 나가는 케이스도 종종 보인다.

 

 

그 다음이 테라펀딩. 테라펀딩은 그나마 손실 안 보고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것도 악성 연체에 묶여서 출구가 안 보인다. 그래도 여태까지 시스템적으로는 가장 믿을 만하고 대부분 부동산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원금 회수가 용이한 편인데 생각보다 연체가 잦다. 상환완료된 13건 중 3건이 짧지만 연체가 있었다. 현재 장기연체로 남아 있는 2건을 포함하면 1/3이 연체를 한다. 그래도 회수가 되면 연체이자를 포함해서 오히려 더 쏠쏠해지는 장점은 있지만 개별 최소 투자금이 10만원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부도가 나면 타격이 크다. 그나마 다른 P2P 업체에 비해 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고 회수도 잘 하는 편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어 답 없이 미끄러지면 여기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판단되어 여기도 계속 출금만 하고 있다.

 

약 1년 조금 넘게 P2P 투자를 진행한 후 내린 결론은 수익률 대비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업체에서 권고한 것처럼 분산투자를 100여개 이상 채권에 분산해서 투자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마이너스를 찍는다는 것은 실제 리스크가 너무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각 업체들이 어떻게 이자율을 결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겪은 사례를 보았을 때는 이자율 10%도 이를 커버하지 못한다. 매출을 키우기 위해 자격 미달인 사람들에게까지 마구잡이 대출을 해준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 아마 테라펀딩의 연체 건이 무사히 원금 상환된다면 그나마 세 곳에 투자했던 투자원금은 간신히 건질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아마 다시는 P2P에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 같다.